최근 몇 년 사이, 테슬라(Tesla)는 전기차(EV, Electric Vehicle)의 대명사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친환경, 자율주행, 미래 모빌리티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죠. 하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전기차의 시작은 테슬라가 아닙니다. 오히려 내연기관차보다 더 오래된 역사를 가진 것이 바로 전기차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전기차의 숨겨진 역사를 중심으로, 테슬라 이전의 전기차 산업과 그 발전 과정을 되짚어보겠습니다.
전기차의 출발점은 1800년대였다
전기차의 기원은 19세기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828년, 헝가리의 기술자인 아니오스 제드리크가 전기 모터를 개발했고, 1830년대에는 영국과 미국에서 초기 형태의 전기 자동차가 등장했습니다. 이 시기의 전기차는 배터리와 전기 모터의 성능이 제한적이었지만, 조용하고 진동이 적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1890년대에는 미국의 발명가 윌리엄 모리슨이 만든 6인승 전기차가 실제 도로에서 주행하며 상업적으로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시 뉴욕, 시카고 등의 대도시에서는 전기택시가 운영되었고, 1900년경에는 미국의 전체 자동차 중 약 30%가 전기차일 정도였습니다.
내연기관에 밀려난 전기차
하지만 20세기 초반, 헨리 포드가 1908년 '모델 T'를 대량생산하면서 상황이 급변합니다.
내연기관차는 가격이 저렴했고, 주행거리도 전기차보다 길었습니다. 당시 배터리 기술은 매우 제한적이었고, 충전 인프라도 전무했기에 전기차는 시장에서 점차 밀려나게 됩니다. 게다가 석유가 풍부하게 생산되던 시기였던 만큼, 휘발유 차량의 유지비가 낮고 효율적이라는 점도 전기차의 몰락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 결과, 전기차는 한 세기 이상 기술의 변방으로 밀려난 상태로 남게 됩니다.
전기차의 부활, 그리고 테슬라의 등장
21세기에 접어들며, 환경오염과 화석연료 고갈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특히 1990년대 후반에는 GM이 'EV1'이라는 전기차를 출시했지만, 높은 가격과 정책적 한계로 인해 상업적으로 성공하진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2008년 테슬라가 '로드스터(Roadster)'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전기차 대중화의 포문을 엽니다.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제조사와 달리 소프트웨어 중심, OTA 업데이트, 독자적인 충전 인프라 등을 통해 전기차를 하이테크 산업으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그 결과, 테슬라는 전기차의 상징처럼 자리 잡았지만, 기술적으로는 전기차의 발명자가 아닌 재해석자이자 혁신자라는 표혀니 더 적절합니다.
현대 전기차의 트렌드
2020년대에 들어서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빠르게 전동화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 기아의 'EV6', BMW i 시리즈, 폴스타, 리비안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배터리 기술, 충전 속도, 자율주행 기술, 소프트웨어 플랫폼화 등 다양한 기술 요소가 결합되면서, 전기차는 단순한 '차량'이 아닌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결론 : 전기차는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우리가 전기차를 최신 기술의 산물처럼 인식하고 있지만, 사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더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그 오래된 기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대중에게 매력적으로 전달한 기업일 뿐, 전기차의 원조는 아니었습니다.
전기차의 역사를 이해하면, 앞으로의 변화도 더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기술은 단절이 아닌 진화를 통해 발전해 왔으며, 전기차 역시 그 흐름 위에 있습니다.